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일감’을 대거 따낸 덕분이다.

역대 최대 실적 갈아치운 삼바, '성장성·수익성' 모두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을 거뒀다고 24일 발표했다. 전년보다 매출(1조1648억원)은 34.6% 늘었고, 영업이익(2928억원)은 83.5% 뛰었다. 2011년 문을 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첫 영업흑자를 낸 2017년(66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동안 영업이익이 8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7년 이후 영업이익이 매년 평균 69%씩 늘었다”고 설명했다.

‘덩치(매출)’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커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 2020년(25%)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이렇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낸 곳은 반도체 호황기를 맞았을 때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CMO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맡기는 위탁생산 물량이 늘면서 공장 가동률이 상승했고,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선제적인 투자로 생산능력을 미리 늘려놓은 덕분에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1공장(3만L)과 2공장(15만4000L) 가동률은 100%다. 세계 최대 규모의 3공장(18만L)도 100% 가까운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익률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이른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 설립 11년 만에 첫 주주환원 방침을 발표했다. 매출 성장과 이익 구조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부터 잉여현금흐름의 10% 안팎을 현금으로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