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다음달 중순부터 자사 전자제품 매장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LG베스트샵 운영사 하이프라자, 휴대폰 판매·대리점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와 ‘통신기기 판매업의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하이프라자와 KDMA는 협약을 통해 LG베스트샵의 애플 등 타사 제품 판매에 합의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아이폰 판매를 추진했다. 오는 31일 모바일 사업 종료로 휴대폰 판매 직원 600여 명의 일감이 없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KDMA는 “중소 대리점 영업에 악영향을 준다”며 반발했다.

이에 동반성장위가 중재에 나섰고 이날 협약 체결에 이르렀다. KDMA는 LG전자의 아이폰 판매를 막을 권한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협약에 도장을 찍었다. 다만 양측은 중소 대리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 매장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다음달 중순부터 전국 LG베스트샵 400여 곳 중 100여 곳에서만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LG전자는 중소 대리점과 상생 프로그램도 발굴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애플의 국내 판매망이 넓어짐을 뜻한다. 5G(5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안방에서 위협 요인이 생긴 셈이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5G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은 14%로 애플(53%)에 크게 밀렸다. 아이폰 판매로 LG베스트샵 방문 고객이 늘어나면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사의 판매 전략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다음달 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등 우리의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배성수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