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황현식 사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황 사장이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변신할 것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황현식 사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황 사장이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변신할 것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회사를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30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다.

황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중심 경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 취임 후 많은 것을 느꼈는데, 스스로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통신회사가 그간 고객 중심이었나 하는 반성”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고객에게 집착하고 소위 미쳐야 하는 뼈속까지 고객 중심이란 말을 새기며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결정부터 고객 관점으로 바꾸겠다”며 “예컨대 고객을 직접 만나서 페인포인트(불만 사항)를 파악한 후 이를 빠르게 수정하는 방법을 찾아내 고객의 기대에게 충족하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고객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열광하고, 우리 서비스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게 제 바람이다”라며, “경영성과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경영성과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이어 질적 성장을 위한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질적 성장이란 고객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LG유플러스에서 머물며 사용경험을 늘려나가고, 이러한 고객들이 증가해 회사의 성장동력이 튼튼해지는 방식을 말한다고 LG유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이를 위해 B2C 사업에선 기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황 사장은 “U+아이들나라, U+아이돌라이브, AR/VR, U+프로야구/U+골프 등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겠다”며 “여기서 확보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OTT를 고려한 투자보다는 자사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집중하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조직개편 등 스포츠, S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부 사업자와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황 사장은 B2B 시장의 경우 B2C 대비 성장 기회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단순 인프라에서 솔루션 형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황 사장은 “제조, SI 등 LG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선도 사업자와 제휴하여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클라우드, AI고객센터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며 “오는 2025년엔 B2B 매출을 전사의 30%까지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사업역량 강화에도 힘을 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B2B 솔루션, 콘텐츠 등 6대 주요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필요 시에는 전략적 투자, M&A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AI는 초거대 AI를 개발 중인 LG AI 연구원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내부적으로도 2025년까지 AI 전문 인력을 4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활발히 진행해 온 ESG 경영에도 더욱 고삐를 죈다. 황 사장은 “코로나19 취약 계층에게 교육 콘텐츠와 스마트패드를 지원하는 등 CSR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며 “ 지속가능경영평가기관인 CDP로부터 7년 연속 탄소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 됐으며, 올해엔 사외이사 중심의 ESG위원회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한편 황 사장은 이날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밝혔다. 황 사장은 “디즈니플러스가 협상을 해보니 굉장히 까다로운 회사”라면서도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를 갖고 있어 고객 편의성, 동일한 고객 세그먼트, 넷플릭스 등 과거 해외 업체와의 성공적 협업 등의 이유로 LG유플러스가 협상에서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모바일tv인 U+tv에서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까지 치달은 CJ ENM과의 협상에 대해선 “우선 고객 피해를 끼쳐서 죄송하다. 다만 양사가 전송료 갖고만 얘기할 부분은 아니다”며 “양사가 오픈된 마인드로 협상에 임해서 고객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부분이 없도록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