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과 보로노이는 국내 프로탁 분야에서 최초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의 만남이 프로탁 분야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중외제약 호필수 상무(왼쪽)와 보로노이 최환근 박사 / 김범준 기자
중외제약 호필수 상무(왼쪽)와 보로노이 최환근 박사 / 김범준 기자
Q. JW중외제약이 프로탁 기술에서 어떤 시장성을 봤는지 궁금하다.

A. 호필수 JW중외제약 상무(이하 호): JW중외제약의 연구개발팀이 집중하고 있는 핵심 질환은 암, 재생의학, 면역질환이다. 이중 암, 즉 종양세포는 내성이 정말 강하다. 너무 똑똑한 세포라 약물이 기능을 저해하면 다른 경로를 만들어 살아남는다. 좋은 항암제가 개발되어도 내성이 발생하는 이유다. 프로탁은 궁극적으로 핵심 단백질을 제거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 단백질을 제거하고 다시 재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용량만 사용해도 된다. 즉 독성 문제가 적다. 프로탁의 이런 특성은 약물 개발 가능성을 굉장히 높여준다. 특히 프로탁을 적용하려고 하는 STAT3은 전사인자로 억제하기가 매우 어려운 타깃이다. 포켓이 명확하지 않고, 다른 단백질과의 상 호작용이 매우 많이 일어난다.

즉, STAT3의 저해제는 단백질 상호작용 억제제(PPI·Protein- Protein Interaction Inhibitor)의 일종으로, STAT3과 특정 단백질이 결합하는 사이에 껴 들어가야 한다. 그만큼 결합력도 높아야 해서 신약 개발 업계에서는 ‘도전’의 영역이다. 프로탁은 결합력이 좀 떨 어져도 삼중 복합체가 결합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좋은 모달리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미 STAT3을 타깃하는 저분자 약물, 즉 워헤드를 확보했 기 때문에 특허 문제도 없고, 임상적으로도 환자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Q. 신약 개발에서 서로가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나.

A. 호: 연구협력 기업을 선정할 때 세 가지 면을 봤다. 연구 역량,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경영자의 열정이다. 보로노이는 세 가지 면에서 매우 훌륭했다. 프로탁이 신기술임에도 자체 연구가 많이 돼 있었고, 프로탁 분야의 선구자인 나다니엘 그레이 미국 하버드 교수 등 해외 전문가와의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

STAT3 프로탁을 본격적으로 개발한다면 워헤드 관련 부분은 JW 중외제약이, 링커나 E3 리가아제 바인더 쪽은 보로노이가 맡게 된다. 보로노이의 AI 시스템이나 연구진의 노하우가 물질 최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A. 최환근 보로노이 CTO(이하 최): 보로노이는 신약 물질을 발굴하고 효능을 검증하는 데 최적화된 회사다. 우리는 임상 이후 단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역량을 가진 JW중외제약이 큰 도움이 돼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연구협약을 맺어도 본인들이 자체 개발한 약물의 구조나 특성 등을 쉽게 공개하지 않는데, JW중외제약은 우리의 기술을 믿고 모든 정보를 공유했다. 이런 신뢰가 기반이 돼 더 빠른 물질 최적화와 프로탁 약물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Q. 향후 중장기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A. 최: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전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보로노이의 중장기 계획은 기존에 집중하던 카이네이스 저해제와 관련해 프로탁 기술을 적용해보는 것이다. 카이네이스 저해제는 거의 대부분 내성이 생긴다. 때문에 프로탁 기술로 이를 해결해보려고 한다.

정확한 타깃 단백질들을 밝히지는 못하지만, 현재 동물 실험 단계에서 효능을 확인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