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2명 태운 美스페이스X
45년 만에 바다로 무사 귀환
우주정거장서 두달간 임무 마쳐

이르면 내년 우주여행 상품 공개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개월간의 임무를 마친 뒤 2일 낙하산을 펴고 멕시코만 바다에 안착했다.  NASA 제공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운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개월간의 임무를 마친 뒤 2일 낙하산을 펴고 멕시코만 바다에 안착했다. NASA 제공

세계 최초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난 5월 말 우주로 떠났던 우주비행사 2명이 2일(현지시간) 해상으로 귀환했다. 우주 비행사가 바다를 통해 귀환하는 ‘스플래시 다운’은 1975년 미국과 옛소련의 아폴로-소유스 프로젝트 이후 45년 만이다. 과학계는 “단기적으론 부유층의 우주 여행, 장기적으로는 우주에서 첨단 물품을 생산하는 ‘우주 공장’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민간 우주개발 시대 활짝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벤켄이 탑승한 크루 드래건의 비행캡슐이 오후 2시48분(한국시간 3일 오전 3시48분) 플로리다 멕시코만 바다에 내려앉았다. 지난 1일 오후 7시34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 430㎞ 지점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출발한 크루 드래건은 2일 오후 1시52분께 캡슐을 분리했다. 비행캡슐은 시속 2만8000㎞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다. 외부 온도가 2000도 가까이 치솟는 고비였다. 이후 지구 상공에서 대형 낙하산 4개를 펴고 시속을 25㎞까지 줄인 뒤 바다에 내려앉았다.

헐리와 벤켄은 5월 30일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이후 ISS에 머물며 우주 유영, 과학 실험 등의 임무를 두 달간 수행했다.

헐리와 벤켄이 무사 귀환한 것은 사상 첫 ‘민간우주선 우주 왕복’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래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는 우주궤도에 사람을 보냈다가 안전하게 데려온 첫 민간기업이 됐다. 스페이스X는 2월 크루 드래건에 민간인 4명을 태우고 우주여행을 다녀오는 상품을 내년 또는 후년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민간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강 건너 불구경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NASA가 스페이스X의 기술력을 인증하고 정기적인 비행 임무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NASA는 헐리와 벤켄에 이어 ISS로 떠날 4명의 우주비행사를 선발했다. NASA 소속 비행사 3명과 일본인 1명이 포함됐다. 스페이스X는 이들을 후속 민간 우주선 ‘크루-1’에 탑승시켜 오는 9월 발사할 예정이다.

과학계는 민간 우주 개발 시대가 열리면서 무중력 공간을 이용해 인공 장기와 첨단 신소재를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의료벤처기업들은 비행기 등에서 인위적으로 무중력 상태를 만들고, 그곳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공 장기를 3차원(3D)으로 제작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08년 러시아 소유스 ‘우주 관광객’ 프로젝트 후 12년째 관련 정책이 전무하다. 항공우주업계 관계자는 “각국 기업이 우주 왕복 연구인력을 민간 유인 우주선에 태워보내려고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은 정부, 기업 모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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