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바람의나라 등 대박
1분기 관련 매출 작년보다 18%↑

인기 IP 활용…모바일 최적화
혹독한 내부평가로 '선택과 집중'
수백억 들인 게임 과감히 접어
'젊은 경영진' 조직 개편도 한몫
PC 온라인 게임을 앞세워 국내 1위 게임사 자리를 지켜온 넥슨이 모바일 게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좋지 않아 모바일 게임 5개의 유통을 중단할 정도였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출시한 모바일 게임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感' 잡은 넥슨…4개 게임 연속 흥행

넥슨 모바일게임 연타석 흥행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지난 15일 내놓은 모바일 게임 ‘바람의나라:연’은 19일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3위에 오른 뒤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1위와 2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지키고 있다. 앞서 넥슨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V4’와 올해 5월 내놓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매출 3위까지 기록했다. 6월에 나온 ‘피파 모바일’도 10위권에 진입했다.

넥슨 모바일 게임 중 21일 현재 바람의나라:연(3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7위), V4(12위), 피파 모바일(20위) 등 네 개가 20위권 안에 들었다. 넥슨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이다. 관련 매출도 늘고 있다. 넥슨의 올해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186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2% 증가했다. 2분기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연의 흥행으로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증가폭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성과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넥슨은 작년 한 해에만 ‘야생의 땅:듀랑고’ 등 모바일 게임 5개의 유통을 중단했다. 야생의 땅:듀랑고는 201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과 기획·시나리오·그래픽 본상까지 받았던 게임이다. 개발 기간만 6년에다 2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이었다. 하지만 이용자 감소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반전은 지난해 말 출시한 V4가 만들었다. 이 게임은 6개월 이상 흥행을 유지하며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 문법’ 터득한 넥슨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모바일 게임의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학과 교수는 “인기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해 개발한 것이 인기 요인”이라며 “PC 게임과 달리 장시간 집중할 수 없고 조작도 불편한 모바일 게임 환경의 특성을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람의나라:연의 경우 PC 원작 특유의 조작감과 재미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하기 위해 오른쪽 하단에 조작 버튼을 잘 보이게 배치했다. 채팅창의 크기와 투명도를 조정하는 기능도 넣었다. PC보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채팅창이 게임 이용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는 기존 PC 게임과 달리 전진 버튼이 없다. 스마트폰에서 전진 버튼까지 추가하면 카트라이더의 핵심 재미 요소인 드리프트(코너를 돌 때 미끄러지듯이 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 방식의 개편도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택과 집중’의 강화다. 이전에는 해마다 20개 이상의 모바일 게임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해 내부의 혹독한 평가를 통해 출시 직전 게임의 개발도 중단했다. 8년 동안 6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한 게임 ‘페리아연대기’도 개발을 멈췄다.

조직 개편이 넥슨의 이런 변화를 가능케 했다. 지난해 8월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 부문을 통합했다.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경영진도 젊어졌다. 지난해 8월 넥슨코리아의 등기 이사로 선임된 강대현 부사장, 이승면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홍우 NXC(넥슨 지주회사) 사업지원실장, 정석모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등은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엔씨소프트, 넷마블, 중국 게임사들이 독차지했는데 넥슨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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