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등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시장에서의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작년 '애플 워치'가 스위스 전체의 시계 회사 제품보다 약 1000만 대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애플 워치'의 전 세계 출하량은 3070만 대다. 2018년(2250만 대)보다 36% 늘었다. 지난해 스와치, 티쏘 등 스위스의 시계 회사들은 2018년(2420만 대)보다 13% 줄어든 2110만 대를 팔았다. 2018년까지만 해도 스위스 시계 회사들의 출하량이 애플보다 170만 대 앞섰지만 작년에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47.9%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갤럭시 워치'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13.4%)가 2위 사업자로서 추격하고 있지만 격차는 아직 크다.

'에어팟'을 만드는 애플은 무선이어폰 시장에서도 압도적 선두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작년 54.4%의 점유율을 기록해 시장의 반 이상을 가져갔다. 지난해 에어팟 매출은 120억달러(약 13조9000억원)로 추산된다. 우버 전체 매출과 맞먹는다.

웨어러블 기기의 판매 호조와 앱스토어 등 서비스 매출의 성장으로 애플은 작년 4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9% 증가한 918억 달러(약 108조3400억)다.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 가려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수익원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