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만으론 한계, 에지컴퓨팅 활용해야"
“인공지능(AI)이 로켓이라면 데이터는 연료입니다. AI의 성능을 올리려면 질 좋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해요.”

존 로즈 델 테크놀로지스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지난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에 있어 데이터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자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포럼 2019’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델이 2016년 670억달러를 들여 스토리지 기업 EMC를 사들이면서 만든 지주회사다.

로즈 CTO는 데이터로 무장한 기업들의 승부처로 AI 알고리즘을 비롯한 인프라 환경을 꼽았다. 그는 “데이터 시대의 핵심은 정확한 추론이 이뤄지는 알고리즘과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래야 제한적인 데이터로 정확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제타바이트(ZB·10의 21제곱 바이트)급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자율주행차량을 예로 들었다. 로즈 CTO는 “돌발 상황에서도 정확한 결정을 내리려면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며 “데이터가 조금 더 많고 적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의 추론을 정확하게 만들려면 데이터에 오류가 없어야 한다”며 “최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편견이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해야 할 기술로 ‘에지 클라우드’를 꼽았다. 여러 지점에서 소규모 설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의존하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완재로 꼽힌다. 전 세계 데이터의 총량이 163ZB에 이르는 2025년이 되면 클라우드만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한국 기업들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자회사 VM웨어가 KT와 함께 ‘VM웨어 온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VM웨어의 가상화 솔루션을 KT 클라우드로 가져올 수 있는 서비스다. 로즈 CTO는 “KT는 함께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KB금융그룹, 삼성SDS와도 협력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델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을 준비하는 현대자동차,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 5세대(5G) 통신을 주도하는 통신기업 등이 모여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