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터뷰] 이현종 빅스터 대표 "블록체인 역할, 3개 유형으로 귀결"
“블록체인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지만 결국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될 겁니다.” 이현종 빅스터 대표(사진)의 주장이다.

빅스터는 2012년 설립된 빅데이터 전문기업이다. 빅데이터 분석 모델링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했지만 지금은 블록체인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기존 빅데이터 분야를 혁신할 도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을 빅데이터를 담는 공유 데이터베이스(DB) 형태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금융산업의 부정거래 데이터 공유,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미용·식품 등에 활용하는 유통플랫폼 구축의 두 가지 국책과제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정거래 데이터를 공유하는 플랫폼 보우렛저는 10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발표문을 블록체인(이더리움)에 저장한 사례 때문에 블록체인에 원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산업에서 쓰인다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스팀잇도 작성한 원본 데이터는 별도 서버에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데이터에 대한 해시값을 블록체인에 기재하는 방식”이라며 “블록체인이 보급되더라도 원천데이터는 서버에 보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 서비스의 유형은 세 종류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형사증거법 개념을 들어 그는 “법률에서 증거를 인정하는 기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증거가 권한 있는 자에게서 발생했는지를 따지는 진정성립, 하나는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느냐는 진실성립이 그것”이라며 “블록체인은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성립의 대표적 사례가 블록체인 활용 이력추적 시스템이다. (사전에 권한을 부여받은) 지정된 경로로 이송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실성립은 블록체인에 등록된 정보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따지는 문제”라며 “블록체인 상에서 축산물 이력추적을 하더라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중개자로 활용해 실물 정보와 일치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춰지면 전자투표 시스템도 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권한 있는 사람이 본인 의사에 맞게 표를 행사했다고 보장된다. 단 의사표시 비밀성이 담보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진정성립, 진실성립, 진정성립과 진실성립이 결합된 세 가지 범위에서 블록체인 서비스의 역할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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