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아이폰X… "전화 오면 10초간 먹통"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아이폰Ⅹ(사진)에서 통화 관련 결함이 발견됐다. 판매 부진으로 조기 단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데 이어 또다시 악재를 만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5일 일부 아이폰Ⅹ 단말기에서 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최대 10초가량 화면이 켜지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전화가 와도 통화 수신 또는 거부 버튼을 누를 수 없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 사용자는 애플 고객지원센터에 “아이폰Ⅹ으로 전화를 받을 때마다 신호음은 울리는데 화면이 6~8초가 돼서야 나타난다”고 항의했다. 신고가 잇따르자 애플은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아이폰, 맥 사용자 모임인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 한 이용자가 “전화가 오면 벨소리부터 나고 몇 초 뒤 화면에 표시된다”며 “전원을 껐다 켜면 정상 작동하는데 버그인지 기기 문제인지 헷갈린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들도 “진동은 울리는데 화면이 늦게 뜬다”는 비슷한 증상을 언급했다.

이 결함이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와 관련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자체 조사에 들어간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결함이 발견되면서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폰Ⅹ의 미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아이폰의 저조한 판매량과 증시 조정에 타격받아 4.3% 급락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아이폰 판매량은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2016년 4분기 7829만 대보다 0.9% 감소한 7732만 대에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인 8020만 대에도 못 미쳤다. 애플은 올 1분기 매출과 관련해 증권가 예상치인 671억달러보다 적은 600억~620억달러를 예상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