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신흥국 토종 브랜드가 약진하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강자들의 위세가 약해지는 추세다.

삼성·애플 양강구도 '흔들'…점유율 30%대로 추락
이달 초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공개한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판매량 기준) 합계는 37.1%에 그쳤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2년 전인 2012년 1분기 53.2%로 처음으로 세계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45%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1분기 점유율은 46.5%였다. 한 분기 만에 점유율이 9.4%포인트 뚝 떨어진 것이다.

수년간 굳건했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SA는 “삼성전자가 고급형 시장에선 애플과, 중·저가형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을 빼앗은 주인공은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다.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7.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사 점유율 합계는 11.4% 불과했다. 1년 새 점유율을 두 배 가까이로 끌어올린 것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한 업체는 중국 업체뿐만이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각 지역 토종업체들이 현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2분기 1~6위(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LG전자)를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40.6%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점유율 합계보다 크다. 지난해 같은 기간(37.4%)보다는 3.2%포인트 상승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고급형에서 중·저가형 위주로 재편되면서 ‘최고급 스타 제품’ 중심 시장에서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