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27일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종각에 있는 SK텔레콤 T월드 카페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은 27일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종각에 있는 SK텔레콤 T월드 카페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3사가 진통 끝에 27일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했다.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세계 판매 개시일보다 보름가량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이날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하기 전까지 판매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갤럭시S5 판매 효과를 보기 위해 강력하게 조기 판매를 요청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내놓겠다고 한 세계 시장과의 약속을 깨고 국내 시장에 먼저 판매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통신·모바일)부문 사장은 전날 “갤럭시S5 조기 판매와 관련해 SK텔레콤과 협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협의 사실조차 부인한 것이다. 통신 3사가 판매를 시작하자 삼성전자는 “이번 조기 판매는 사전 협의 없이 SK텔레콤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전자·통신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협의 끝에 조기 판매를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단독으로 판매를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대응 강도도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AT&T, 버라이즌 등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해외 이동통신사들까지 갤럭시S5 조기 공급을 요청하고 나설 개연성이 있어 공식적으로 국내 조기 판매를 반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진짜 반대했다면 공급 물량 제한 등 SK텔레콤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며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봐서 사전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4일까지 갤럭시S5는 SK텔레콤에서만 신규 또는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꿔 가입하는 것)으로 살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영업정지 중이기 때문이다. 두 통신사 가입자는 분실·파손됐거나 24개월 이상 된 휴대폰에 한해 갤럭시S5로 바꿀 수 있다. 나머지 가입자는 LG유플러스에선 다음달 5일부터, KT에선 다음달 27일부터 갤럭시S5를 구매할 수 있다. 갤럭시S5 가격은 32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으로 86만6800원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