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를 구입한 직장인 이소정씨(31)는 아이폰4용 액세서리를 구입하느라 씀씀이가 커졌다. 각종 케이스에 보호 필름을 구입하는 데만 1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며칠 전엔 집에 있는 무선 공유기도 갈아치웠다. 이전 제품이 속도가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폰4 구입 이후 액세서리 구입 비용만 20만원은 든 것 같다"며 "하지만 그 정도 가치는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활용도를 높여 주는 액세서리와 주변기기 시장이 뜨고 있다. 80만~90만원대의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제품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다양한 보호기구(케이스 보호필름 등)를 구매하고 있고,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좀 더 편리하게 즐기기 위해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이어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케이스 시장만 연간 500억원 규모를 넘었다"며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이미 수천억원대 규모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무선 공유기는 필수

스마트폰의 가장 큰 매력 가운데 하나는 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무선랜)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최근 KT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주요 지역에 와이파이존을 구축,무료 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선 공유기를 설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요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무선 공유기는 이제 필수 구매 아이템이 됐다고 말한다. 최근엔 인터넷 속도를 높여 주는 고성능 공유기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주변기기 전문 업체인 벨킨의 '플레이 맥스'는 기존 공유기가 사용하는 2.4기가헤르츠(㎓) 주파수 외에 5㎓ 주파수도 지원, 고화질(HD) 동영상을 내려받거나 온라인 게임 등을 할 때 빠른 속도를 내주는 제품이다.

벨킨코리아 관계자는 "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3 등 각종 게임기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담겨 있다"며 "여러 대의 PC에서 무선으로 프린팅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 맥스의 가격은 14만9000원이며 저가형 모델은 4만원대 제품도 출시돼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공유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와 관계자는 "과거 몇 년간 상승세가 완만했던 것과 달리 최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 활성화와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케이스와 보호필름도 '불티'

최근엔 스마트폰용 케이스와 보호필름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대학생 유진희씨(25)는 "아이폰4나 갤럭시S를 쓰고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케이스와 보호필름을 구입한다"며 "깜찍한 케이스 등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아이러브(iLuv)가 최근 내놓은 아이폰4 전용 액세서리는 실리콘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충격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대표적 인기 제품은 연질 코팅이 된 초박형 하드 케이스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케이스들은 감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며 "귀여운 이모티콘 디자인,기하학적 무늬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1만~4만원대다.

엠제이플러스가 최근 삼성전자의 모바일 액세서리 공식 지정업체인 애니모드와 손잡고 출시한 갤럭시S용 가죽 케이스 '패션 슈트'는 뒷면 배터리 커버를 완전히 제거한 후 장착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4만4000원이다.

헤드셋,도킹 스테이션도 챙겨보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음악이나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해 헤드셋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다. 무선으로 연결하는 블루투스 헤드셋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

모토로라가 지난달 내놓은 스마트폰용 블루투스 헤드셋 'HK200' 'HK202' 등은 착용감을 개선한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드러운 쿠션으로 오랜 시간 들어도 귀가 아프지 않게끔 설계했다"며 "배터리 수명도 늘려 연속 통화는 10시간 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색상은 HK200은 검정,HK202는 어두운 은색이다. 출고가는 3만~4만원대다.

스마트폰에 담긴 멀티미디어를 편리하게 즐기기 위한 다양한 '도킹 스테이션'도 출시돼 있다. 도킹 스테이션을 이용해 외부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충전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러브가 출시한 '앱 스테이션'은 날씨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애플 아이튠스에서 '아이러브 앱 클럭'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아이폰에 설치한 뒤 앱 스테이션과 연결하면 현재의 날씨와 시간 등이 화면에 나타난다. 고성능 스피커가 탑재돼 있으며 가격은 12만원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