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해 사상 최대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으나 가입자 유치 실적은 형편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에 따르면 이들 3사는 지난 한 해 총 5조9천165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마케팅 비용은 2007년 5조4천211억 원에 비해 9.1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2007년(2조8천540억 원)에 비해 7.3% 증가한 3조635억 원으로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썼고, KTF도 18% 증가한 1조8천868억 원을 지출했다.

SK텔레콤과 KTF의 마케팅 비용 규모는 매출액(또는 서비스매출액)에 비해 26.2%와 31.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LG텔레콤은 2007년(9천698억 원)과 비슷한 9천662억 원을 집행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이통3사의 가입자 순증(純增) 인원(신규-해지 가입자 수)은 전년에 비해 3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순증 인원 규모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은 2007년 169만7천명에서 지난해 106만3천명으로 37.4% 감소했고, KTF(80만4천명→64만4천명)와 LG텔레콤(79만6천명→40만1천명)도 각각 20%와 49.6%씩 축소됐다.

마케팅 비용 증가는 영업이익에도 큰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한 해 3세대(G) 서비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전개한 SK텔레콤과 KTF가 큰 타격을 입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2조599억 원에 그쳐 200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고, KTF도 매출액이 전년대비 14.4%나 증가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8조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4천544억원으로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은 상대방 고객을 빼앗고, 또 자사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막대한 돈을 썼지만 결국 포화된 시장에서 아무런 실속이 없었다"면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쟁을 펴기보다는 요금 인하 등 기존 고객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