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노키아 월드 2007' 컨퍼런스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핀란드 노키아가 '모바일 인터넷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그동안 준비해온 다양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와 공격적인 인터넷 전략을 공개했다.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제휴나 인수 건도 다수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인 올리-페카 칼라스보 사장(사진)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노키아의 목표는 모바일 기기에 인터넷을 접목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동통신 서비스,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그도 이런 점을 의식했던지 "단말기 생산과 인터넷 서비스 결합은 대단한 모험인 동시에 대단한 기회"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이번 행사에서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인 '오비닷컴'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휴대폰으로 친구와 사진을 공유하거나 음악을 구매하거나 제3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노키아 휴대폰을 사면 이 플랫폼 프로그램을 담은 CD를 주고 인터넷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N게이지'라는 모바일게임 서비스는 이달 중 시작한다.

휴대폰으로 모바일게임을 즐기게 하는 서비스다.

영화'스타워즈:포스 언리쉬드' 기반의 모바일게임도 개발 중이다.

내년에는 뮤직 스토어,비디오 스토어와 지도,사진,인맥관리,내비게이션 등의 서비스도 시작한다.

칼라스보 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모바일 인터넷으로 연간 수십억유로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컴즈 위드 뮤직(Comes With Music)'이라는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음반업체 유니버설뮤직과 제휴를 맺고 내년 하반기부터 특정 노키아 단말기를 사면 유니버설뮤직이 보유한 수백만 곡의 음악을 1년 동안 무제한 내려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아이튠즈' 음악 서비스를 하고 있고 '아이폰'까지 내놓은 애플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진다.

노키아는 행사 기간에 아랍에미리트(UAE) 이동통신사 에티설라트와 제휴를 맺었다.

연말께부터 UAE에서 노키아 휴대폰으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 '디지털 로커'라는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인 미국 기업 애버뉴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로커는 원격지 PC가 꺼져 있거나 인터넷 접속이 끊겨 있어도 휴대폰으로 파일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컨퍼런스 직후엔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가 '선물'을 줬다.

노키아가 81억달러를 지불키로 한 디지털 지도 제작업체 나브테크 인수건을 승인한 것.이로써 노키아는 내비게이션 지도 시장까지 장악했다.

노키아는 당분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릭 시몬슨 노키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투자 모드에 있다"며 "2008년,2009년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가 모바일 인터넷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휴대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휴대폰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등이 휴대폰과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넘보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노키아는 휴대폰 시장 지배력을 무기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휴대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노키아의 이 같은 전략은 세계 2위 휴대폰 메이커인 삼성전자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경주 삼성전자 상무는 "휴대폰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키아로서는 포트폴리오 구성상 모바일 인터넷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눈을 돌리다 보면 서비스 사업자들과 충돌하는 부분이 생기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준영/김정은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