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부팅한다(?)" 멀지 않은 장래에는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라는 말 대신 이같은 용어가 쓰일지도 모르겠다.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 컴퓨팅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가 이미 빠르게 자동차 속에서 구현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매틱스는 무선인터넷과 위치정보시스템(GPS)등의 기술을 활용,자동차를 하나의 첨단 정보통신 기기로 만들어 준다. 운전자들에게 교통정보 제공,원격 차량진단 등의 기능은 물론 e메일 금융거래 등 일상적인 인터넷 서비스까지도 제공한다. 자동차에 갖춰진 텔레매틱스 시스템만으로도 일상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웬만한 인터넷 기능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이면 국내 자동차 두대중 한대꼴로 텔레매틱스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규모도 단말기와 서비스 등을 합해 1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특히 전국을 커버하는 이동통신망,복잡한 도로환경,높은 인터넷 보급률 등으로 인해 텔레매틱스 산업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 추세에 발맞춰 자동차 제조업체,유.무선 통신업체에서부터 보험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 르노삼성 대우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옵션 형태로 제공할 텔레매틱스 시스템 개발과 마케팅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LG텔레콤 LG전자 현대오토넷 IBM 등과 제휴,공격적으로 텔레매틱스 시장 진출에 나섰다. 상반기 중에 실시할 상용 서비스를 통해 긴급구난 길안내 뉴스 증권 등을 비롯해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우자동차판매도 그동안 추진해온 "드림넷"의 후속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며 르노삼성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과 공동으로 상반기중 SM5 SM3 등의 모델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쌍용자동차 역시 KTF 현대오토넷과 손잡고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보험사들도 사고 발생시 현장 출동 시간을 최소화하고 각종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망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애니넷"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차세대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은 GPS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위치기반서비스(LB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네이트 드라이브"에 LBS 서비스를 적용키로 했으며 KTF도 오는 3월 GPS 기반의 LBS를 선보일 예정이다. LG텔레콤 역시 하반기 안에 LBS를 상용화한다는 목표아래 관련 기술과 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알에프텍 등 핸즈프리업체와 보이스웨어 등 음성기술업체들도 텔레매틱스에 적합한 제품및 기술 개발에 나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