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만 존재하는 북유럽의 가상국가(NetCountry)에 파키스탄 국민 3천여명이 시민권 취득신청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문제의 가상국 '라도니아(Ladonia)'는 남부 스웨덴에 1㎢ 정도의 영토를 보유한 나라지만 불행하게도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스웨덴 예술가 랄스 빌크스가 인터넷 주소(aim.se/ladonia)로만 창설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빌크스는 지난 1996년 스웨덴 남부 스크네에 만든 자신의 대형 추상 조형물 2개를 당국이 철거하려 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라도니아를 창설한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주민들은 웹 운영자에게 정기적으로 메일을 보내 파키스탄 주재 대사관이 어디 있는지와 그 나라에 가는 방법을 문의하는 등 실제 라도니아에 이민하기 위해 열의를 보이고 있다. 라도니아의 등록 시민 수는 총 6천명에 달한다. 운영자인 빌크스는 자신의 웹 사이트가 사람들에게 그릇된 희망을 심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이트를 잠시 폐쇄했다. 빌크스는 "인터넷 장관과 협의를 하고 있는데 곧 다시 문을 열겠다. 하지만 우리가 직업과 주택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경고문을 함께 올릴 작정"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