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휴로닉스의 고영무(31) 사장은 벤처 CEO라기 보다는 박사과정 학생 같다.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때묻지 않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첫인상에서 물씬 풍겨난다.

국제회의 자동화 아이템도 그가 박사과정에서 직접 겪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고 사장은 IT(정보기술)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학술회의조차 원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도 호텔 예약에서 참가자 등록,결제,발표논문 투고와 심사 등 대다수 절차를 수작업으로 처리한다는 것.그는 "국제회의란 직접 얼굴을 보며 토론하고 인적 교류를 갖는데 의미가 있는데 이런 불편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사업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 의해 나온 것이 "e컨퍼런스".인터넷 웹환경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국제회의 운영의 전 과정을 자동화한 소프트웨어다.

실제 국제회의기획사(PCO)나 각종 행사 주관단체에서 이 솔루션을 사용하면 시간과 인건비를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컨벤션산업에 IT를 도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고 사장은 "ASP(응용소프트웨어 제공)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휴로닉스가 유일하다"면서 "외국에서 학술회의를 할 경우라도 관련 자료나 데이터베이스는 국내에 있는 우리 서버에서 가져가게 되어 있다"고 자랑했다.

e컨퍼런스는 코엑스,2001 세계 통계대회,IEEE 2001 세계로봇자동화 학술대회 등에 공급되고 있다.

이 솔루션은 모든 기능을 갖춘 풀패키지의 경우 건당 8만달러에 거래된다.

학술회의를 주최하는 교수들이 주요 고객이어서 한번 거래를 트면 매년 재구매로 이어진다.

지난해 20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1백50억원으로 늘려잡은 것도 이런 시장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고 사장은 e컨퍼런스 외에 서울공대-미시간공대(미국)-델프트공대(네덜란드)를 잇는 원격강의 소프트웨어 "퓨전클래스",학회운영자동화 소프트웨어인 "e아카데미"도 개발했다.

휴로닉스는 현재로서는 학술.교육정보화 솔루션업체이다.

그러나 앞으로 원격제어솔루션,무선인터넷솔루션,웹기반 즉석주문생산 시스템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고 사장은 "아직 박사학위 논문을 쓰지 않았는데 즉석주문생산시스템을 테마로 정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또 "학위를 받고 나면 최고경영자 과정에 들어가 경영 공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