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판다 '린빙'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모습. 출처=유튜브
대나무가 판다 '린빙'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모습. 출처=유튜브
용인 에버랜드에 있는 판다 푸바오가 중국 귀환 이후 거처로 삼을 가능성이 있는 보호소가 '동물 학대' 의혹에 휩싸였다. 현지의 한 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은 해당 기지에서 판다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판다 전문 유튜브 채널 '흑백경단(黑白小團子)'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야안에 있는 '비펑샤 판다 기지' 내 동물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기지는 해외에서 중국으로 이동한 자이언트 판다들이 거처로 삼게 되는 여러 보호소 중 한 곳이다.

이 유튜버는 현재 비펑샤 기지에서 거주 중인 태국 출생 판다 린빙(14)이 최근 삐쩍 마른 상태로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유튜버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야외에 앉아있는 린빙이 울타리 밖에서 날아온 대나무에 머리를 가격당한다.

이 영상을 처음 게재한 누리꾼은 "지난 29일 린빙은 밖에서 식사하고 있었다. 린빙을 보고 있는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며 "사육사들이 죽순을 주다가 위에서 죽순을 떨어뜨렸고, 린빙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린빙은 2009년 5월27일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난관 내 생식세포 이식술로 태어났다. 중국이 태국으로 보낸 판다인 린호이와 추안추안 사이에서 출생했다.

태국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로 큰 인기를 얻은 린빙은 2013년 중국으로 반환돼 비펑샤 기지에서 살고 있다. 이후 10년에 걸쳐 린빙은 10번 임신을 했으며, 3번 유산을 겪고 7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한편 비펑샤 기지는 이전에도 판다 학대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를 때리며 학대한 사육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사육사는 2015년 아이바오를 구타한 혐의로 당국에서 조사받은 뒤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시원한 얼음 평상 위에 누운 푸바오.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낸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평상 위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시원한 얼음 평상 위에 누운 푸바오.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여름을 보낸 판다 푸바오가 사육사들이 준비한 얼음 평상 위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1980년 판다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이후 대여 형식으로만 판다를 해외에 내보내고 있다. 10년 이상 장기 임대만 가능하며 임대료는 연간 100만달러(약 1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판다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판다 관리와 존속을 위한 '판다 보호에 관한 법률'도 제정해 국외 반출 등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친선을 도모한다는 상징으로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를 한국에 보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판다가 푸바오다. 푸바오는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푸바오는 중국과 한국 사이 임대 계약에 따라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국은 멸종위기종인 판다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가임기에 이른 판다에 짝짓기 상대를 정해 준다. 푸바오는 내년 7월 만 4세가 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