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일부 손상, 원자로 1기 폐쇄"…러·우크라 책임 공방
러 "우크라군의 자포리자 원전 포격 유럽 핵 위협 초래"
전력선 손상 등 피해가 발생한 자포리자 원전 포격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책임 공방을 벌이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반복되는 우크라이나군 포격이 유럽에 핵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6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우크라이나군은 의도적으로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에 실질적인 핵 안보 위협을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포리자 원전 포격으로)체르노빌 원전이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규모를 넘어서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방사능 오염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자포리자, 하르키우, 헤르손 지역 등뿐만 아니라 러시아 인접 국가인 벨라루스, 몰도바,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일 자포리자주 민군 합동 정부 측은 이날 하루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 주변 지역에 3차례 포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하고, 원전 작동에 필수적인 전력선 2개도 손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화재 등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FP·d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에네르고아톰은 "포격으로 원전 시설 일부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원자로 1기도 폐쇄됐다"고 밝혔다.

또 인근 지역 주민 1만여 명에 대한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로 6기를 보유한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감행한 러시아군은 지난 3월 이곳을 점령했다.

당시에도 공방 과정에서 일어난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 주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포격 사고 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문가팀이 자포리자 원전 안전성 등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4개월 동안 안전, 보안 등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IAEA 대표단을 자포리자 원전에 파견할 준비를 마쳤지만 지금까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의 협력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