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강국 일본의 ‘기둥’인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2050년 일본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80%, 판매 대수는 50% 급감하며 자동차 내수시장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지막 자부심 일본車마저 '위태'…운전하는 사람도 줄었다
미즈호은행이 최근 펴낸 ‘2050년의 일본 산업을 생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연간 신차 판매 대수는 2050년 225만~275만 대로 2019년(430만 대)보다 36~48%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승용차(자가용과 택시 포함) 보유 대수는 2050년 1126만~1372만 대로 지난해(6192만 대) 대비 최대 8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이유는 이동 수요 변화에 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통근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온라인 쇼핑과 진료가 일상이 되면 역시 자동차를 갖고 있을 필요가 줄어든다. 2020년 574억 명이었던 일본의 연간 여객수송량은 2050년 304억~472억 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가전 등 주력 산업의 주도권을 한국과 중국에 차례로 내준 일본에 자동차는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마지막 완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경제의 미래가 자동차산업에 달렸다고 일본 재계가 말하는 이유다.

자동차산업 위축은 일본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자동차 관련 시장에서 일하는 일본인은 542만 명이다. 전체 취업 인구의 8.2%를 차지한다. 도요타자동차만 7만 명, 도요타그룹 전체는 37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총생산 규모는 18조1000억엔(약 180조원)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3.3%다. 자동차산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절반으로 준다고 가정할 때 일본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는 6조9780억엔(6.5%), 고용 인원은 60만 명(5.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의 쇠퇴는 다른 산업에도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자동차 생산과 가솔린 수요가 줄어든다는 전제 아래 2050년 일본의 조강 생산량과 가솔린 수요는 2020년보다 각각 40%, 70% 쪼그라들 전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