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긍정적 신호이지만…상장 재논의는 일러"
中 앤트그룹 소비자금융업체 승인…"규정 엄격 준수"
중국 당국이 집중 규제대상에 오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에 대해 소비자금융업체 개업을 승인하면서 규정을 엄격히 준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관영매체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전날 "앤트그룹 소비자금융회사가 지난해 9월 설립 비준을 받고 법정기간 내 설립작업을 마무리했다"면서 "법적 심사를 거쳐 조건에 부합해 개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가된 금융기관으로서 법에 따라 감독관리를 받고, 관련 감독관리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승인받은 업체명은 '충칭(重慶) 앤트(마이<螞蟻>) 소비금융 유한회사'로, 소비자 대출과 채권 발행, 중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앤트그룹 정비방안에 따르면 이 회사 개업 6개월 이내에 앤트그룹의 기존 소비자 대출상품인 '화베이'(花唄) 등의 정비를 마무리해야 하며, 향후 타 금융기관에서는 이들 대출상품을 팔 수 없게 된다.

또 업체는 고객이 과도한 부채를 지지 않도록 대출 상환능력 심사 등을 강화하고, 부채가 과도할 경우 대출액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대출기간, 이자율, 연체대출금 등의 정보도 완전히 공개하게 된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중국 금융당국을 강하게 비판한 이후 지난해 11월 예정됐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고, 당국의 각종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인민은행 등은 지난해 12월 앤트그룹에 "법률 준수 의식이 희박하다"고 질타하면서 '위법한 대출을 포함한 금융 활동 시정' 등을 요구했으며,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게 될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당국의 이번 승인은 앤트그룹에 긍정적 신호이지만, 당국의 규제가 끝나기는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은 앤트그룹이 금융업 운영을 위한 허가를 얻은 것으로, 그만큼 더 엄격한 감독 대상이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승인에도 불구하고 앤트그룹이 아직 규제당국의 시정 요구를 마무리하지 않은 만큼, 상장을 재논의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 핀테크업체 임원은 "당국의 시정요구는 광범위하며 1~5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정이 마무리되어도 상장 과정은 짧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승인은 과도한 레버리지 비율과 적법 대출 문제만 풀었을 뿐"이라고 봤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80억 위안(약 1조4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앤트그룹이 절반을 출자하고 난양(南洋) 상업은행 등도 주주로 참여한다.

앤트그룹 측은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정작업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