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식염수 희석 절차 빠뜨리고 접종"…보건당국, 경위 조사 착수

화이자 백신 6회분 주입 사고에 伊당국 "업무과중에 따른 실수"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과다 접종 사고와 관련해 보건당국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가중하는 상황 속에 발생한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중부 토스카나주 피렌체 인근 도시 마사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23세 여성에게 화이자 백신 1바이알(6회 접종분) 통째로 주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현지 일간 라 나치오네 등에 따르면 토스카나주 보건당국의 환자안전 책임자인 토마소 벨란디는 이번 일과 관련해 10일 "바이알에 든 백신 원액에 생리식염수를 희석하는 절차 없이 6회분의 원액이 그대로 주입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인적 실수'라고 규정하고 "(백신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최근 몇 달간 의료진이 직면한 과중한 업무 부담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바이알당 생리식염수 1.8㏄를 넣어 희석한 뒤 0.3㏄씩 나눠 6명에게 접종하게 돼 있는데 실수로 이러한 준비 과정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화이자 백신 6회분 주입 사고에 伊당국 "업무과중에 따른 실수"

현재 지역 보건당국은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 관계자를 상대로 경위 파악에 착수했고, 병원 측도 자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병원 측은 간호사 과실이 확인된 뒤 곧바로 피해 여성을 입원시켜 부작용 발현 여부를 관찰했으나 두통·발열·근육통 등 일반적인 백신 접종 후 증상 외에 특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자 10일 오전 일단 퇴원시켰다.

문제가 된 간호사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로, 지금도 피해 여성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피해 여성 측은 백신 접종 준비 과정에 명백한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도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의 모친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 실수였고 딸의 건강도 괜찮아 법적 소송까지 진행할 생각은 없다"면서 "우리는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표시함과 동시에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점에 이를 지탱하는 의료진에 감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토스카나주 보건·의료기관 임상심리 인턴인 피해 여성은 최우선 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연령 대비 매우 일찍 접종 자격을 얻었다.

작년 12월 27일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을 개시한 이탈리아는 보건·의료 업종 종사자와 80세 이상 고령층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보건·의료업종 종사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법 규정을 도입했다.

라 나치오네는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 백신 6회분 일시 접종 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에 외에 독일과 이스라엘에서 각각 5회분을 한꺼번에 접종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