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장 발코니에 매달린 조시아 콜트. 사진=연합뉴스
의사장 발코니에 매달린 조시아 콜트. 사진=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난입 시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참가자들의 신원이 SNS를 통해 속속 알려지자 뒤늦게 "잘못했다"며 읍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발코니에 매달렸던 남성은 아이다호에서 중소 디지털 마케팅 기업을 운영하는 조시아 콜트(34세)로 밝혀졌다. 발코니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과 하원의장석에 앉아 고함을 치던 그의 모습은 언론과 SNS를 통해 전세계로 퍼지면서 이번 의사당 난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부각됐다.

그러자 콜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뉴스가 내 모습으로 도배됐다"며 "나는 의사당을 파손하지 않았고, 다른 시위자들에게도 '이곳은 신성한 장소이니 파괴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그 당시에는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와 내 가족, 내 친구들에게 수치스러운 행동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SNS 계정을 삭제하고, 쏟아지는 항의와 위협에 회사 홈페이지도 닫아야 했다.
뿔달린 털모자를 쓰고 시위에 참가한 제이컵 챈슬리. 사진=연합뉴스
뿔달린 털모자를 쓰고 시위에 참가한 제이컵 챈슬리. 사진=연합뉴스
시카고의 데이터 분석 기업인 코그네시아의 CEO 브레들리 러크스테일스(52세)도 자신의 SNS에 "(의사당 난입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결정"이었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당시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신원이 알려졌다. 그는 "의사당 안으로 수백명의 시위대가 진입하자 무슨일이 벌어지는 지 궁금해 뒤따라 들어갔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6일 워싱턴에서 벌어진 모든 폭력적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나 때문에 당황했을 가족과 동료들 친구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코그네시아는 그의 신원이 공개된 직후 SNS를 통해 "러크스테일스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의사당 난입으로 체포된 사람은 80여명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집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60세), 웃통을 벗고 뿔달린 털모자를 쓴 채 등장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제이컵 챈슬리(32세),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들고 나간 애덤 존슨(36세) 등 가장 유명세를 탓던 3인방도 속속 체포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집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 사진=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집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 사진=연합뉴스
아칸소 출신의 바넷은 의회 난입 사태 때 펠로시 하원의장의 책상에 발을 올리고 찍은 사진으로 문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는 노트에 욕설을 남기고 펠로시의 서명이 적힌 봉투를 '기념품'삼아 훔치기도 했다.

존슨(36)은 플로리다에서 검거됐다. 5명의 자녀를 둔 존슨은 여론이 악화되자 SNS에 국회 난입 사진을 모두 삭제해지만 연설대를 들고 나오면서 카메라에 손을 흔드는 모습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 위협과 의사당 제한구역 침입, 연방 기물 파손, 의원 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연설대를 들고 나가는 애덤 존슨. 사진=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연설대를 들고 나가는 애덤 존슨. 사진=연합뉴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