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엘시시 대통령, 코로나19 계기로 언론탄압"

이집트 인권단체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뒤 이집트 당국에 체포된 언론인이 최소 10명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는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언론 탄압에 악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집트의 유력 독립언론 '마다 마스르'의 편집장 리나 아탈라는 지난 17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토라교도소 단지 밖에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아탈라는 체포 당시 토라교도소에서 35일 동안 단식 투쟁을 하던 한 활동가의 어머니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현지 매체 이집션스트리트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아탈라를 체포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마다 마스르는 이집트에서 드물게 엘시시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언론으로 꼽힌다.

작년 11월에도 마다 마스르의 기자들이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아탈라뿐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최근 이집트에서 계속 구금되고 있다고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가 전했다.

'사메 하닌'이라는 기자는 이번 주 테러단체를 도왔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집트 정부, 코로나19 사태 악용 언론인 10명 체포"

아울러 아랍인권정보네트워크는 최근 감방에서 숨진 20대 영화감독을 거론하며 "이집트 교도소들의 보건 상태가 악화했고 수감자들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시시 대통령을 비속어인 대추야자(date)에 빗댄 영상을 제작한 샤디 하바시(24)는 2018년 3월부터 재판도 받지 않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이달 1일 사망했다.

이집트 검찰은 하바시의 사망 원인이 알코올 중독이라고 발표했다.

이집트는 전 세계에서 언론 및 표현의 자유가 매우 제약되는 국가로 꼽힌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던 2013년 쿠데타로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전복한 뒤 이듬해 5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슬람 운동단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반정부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비상조치법 개정안이 이집트 의회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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