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겨냥해 "중국 바이러스가 미국 조치 기다렸겠나"
확진 27만명·사망 1만6천명…뉴저지주도 확진 10만명 넘어
뉴욕주지사 "두달만에 첫조치, 뒷문도 열렸었다" 늑장대응 비판
미국 뉴욕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만6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24일(현지시간) "뒷문을 활짝 열어놨었다"면서 미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발병 이후 한 달이 넘은 2월 2일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했고, 그로부터 한 달여 뒤 유럽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하는 결정을 했다면서 "그때는 바이러스가 이미 미국 내에 광범위하게 퍼졌다"고 지적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는 중국에서의 발병 이후 두 달 만에 행동했다.

중국에서의 바이러스가 두 달 이후에 미국이 행동하기를 여전히 기다렸다고 생각하느냐?"라면서 "우리가 움직였을 때 이미 말(바이러스)은 외양간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주의 첫 코로나19 감염은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의 여행 제한을 통해 앞문을 닫았고, 그것은 옳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했을 당시 뒷문을 활짝 열어놨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2일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를 한 것은 옳았지만 늦었고, 유럽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조치를 3월13일부터 취한 것도 허점이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쿠오모 주지사는 특히 1월부터 3월까지 유럽에서 뉴욕주와 뉴저지주 공항으로 들어온 항공편이 1만3천편, 승객 수는 220만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주지사 "두달만에 첫조치, 뒷문도 열렸었다" 늑장대응 비판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시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1일 당시 이미 1만명에 가까운 뉴욕시민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스턴의 노스이스턴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거론했다.

그는 전날 약 3천명의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13.9%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뉴욕주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항체가 생긴 인원이 실제로는 무려 2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뉴욕주의 공식 확진자 통계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가 가을에 다시 창궐할 수 있고, 다른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도 있다"면서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주의 경제 정상화에 대해 "최소한 5월15일까지 다시 문을 여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사이에 442명이 증가했다.

하루 증가 폭으로는 지난 4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뉴욕주의 코로나19 총 누적 사망자는 1만6천162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주의 입원자 총수, 신규 입원자 수 등은 최근 꾸준한 둔화 및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입원한 총환자 수는 최근 한주 사이에 3천명 이상이 줄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7만1천590명으로, 27만명 선을 넘었다.

인근 뉴저지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명을 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