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멈췄다…'대공황 공포' 금융시장 강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멈춰 세우고 있다. 각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간·지역 간 이동을 제한하고 지역봉쇄, 대규모 모임 금지 등 ‘극약처방’에 나서면서다. 그 여파로 경제 활동도 급속히 마비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발 대공황’ 우려로 투매가 벌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 지수가 10~12%가량 폭락했고 이탈리아 증시는 17% 가까이 빠졌다. 이어진 13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 닛케이지수가 6% 넘게 떨어졌고 코스피지수도 장중 한때 8% 넘게 급락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최근 한 달 새 28% 넘게 떨어졌다. 시장에선 ‘대공황급 패닉’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유럽발 입국을 제한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과 유럽이 이렇다 할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못한 점도 불안을 키웠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다우지수 선물이 반등하고 아시아 증시가 한때 낙폭을 줄이기는 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코로나19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큰 충격이 몰려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을 제대로 못하면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병이던 1918년 스페인독감 수준의 피해를 줄 경우 세계총생산이 10%(약 9조달러) 넘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