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담보대출업자들이 모처럼의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 주담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출 신청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어 주담대 금리도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주담대 업계가 올해 전례 없는 호황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최대 주담대 기업인 퀴큰론스는 올해 매달 100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을 밝혔다. 또 다른 주담대 기업인 유나이티드홀세일즈모기지는 올해 2000명을 새로 고용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대규모 채용에 나선 건 그 만큼 일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퀴큰론스는 지난 2일 회사가 사업에 나선 35년 역사상 가장 많은 대출 신청을 접수했다. 같은 날 유나이티드홀세일모기지는 일일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25억달러(약 3조원) 어치의 대출을 사전 승인했다.

미국의 주택 시장 호황을 대비하는 건 주담대 전문 기업뿐만이 아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은 최근 자사 주택자산 부문 직원의 절반 가량을 주담대 부문으로 옮길 계획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른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계속 떨어지는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현재는 연 3.45% 수준 (자료=프레디맥)
계속 떨어지는 미국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현재는 연 3.45% 수준 (자료=프레디맥)
최근 미국 주담대 금리는 연일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 미국 국책 주담대 기관인 프레디맥은 30년 만기 주담대 금리를 연 3.45%로 고시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던 2012년 11월의 연 3.31%보다 0.14%포인트 더 높았다. 미국의 30년 만기 주담대 금리는 2018년 11월 4.94%까지 뛰었다가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 주담대 업계에서는 앞으로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여타 금리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1.00~1.25%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일 예정에 없던 특별회의를 열고 전격적으로 0.5%포인트 인하한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인하를 단행했다. 그 결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일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진 0.99%에 거래를 마쳤다.

주담대 기업 임브레이스홈론스의 도니 슐츠 대출 담당 직원은 "업계에서는 이미 연 3% 이하 이율로 30년 만기 주담대 대출을 승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며 "프레디맥이 고시하는 공식 30년 만기 주담대 금리가 조만간 연 2.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