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민주진영 의원들이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사진)의 탄핵을 추진한다. 최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뒤 본격적인 제도권 내 투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람 장관을 지지하는 친중파 의원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최종 결정권이 중국 정부에 있어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야당인 공민당의 앨빈 융 대표를 비롯한 25명의 범민주 진영 의원들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 전체 회의에서 람 장관 탄핵 안건을 발의했다.

이들은 “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추진과 송환법 반대 시위 대응 과정에서 심각한 위법 행위와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며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고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또 “홍콩 시민들은 구의원 선거를 통해 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중 388석을 가져갔다. 반면에 친중파 진영은 60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입법회가 탄핵 안건을 의결하려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입법회가 의결한다고 해도 중국 중앙정부가 탄핵을 최종 결정한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람 장관을 만나 지지를 나타내는 등 중국 지도부는 일부 외신에서 제기된 람 장관 교체설을 일축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