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지상파 방송인 CBS와 파라마운트픽처스, MTV 등을 거느린 미디어그룹 비아콤이 합병한다. 최근 미국 미디어업계에선 넷플릭스 등 신흥 강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CBS와 비아콤이 지분교환 방식의 합병을 통해 ‘비아콤CBS’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비아콤CBS의 자산가치가 320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비아콤이 소유하고 있는 MTV, 니켈로디언 등 인기 케이블채널과 영화사인 파라마운트픽처스가 모두 CBS와 한지붕 아래에 있게 된다.

CBS는 비아콤의 산하 기업이었지만 2005년 분사했다. 회사를 둘로 나누면 각각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예상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결국 이번에 다시 합치기로 했다. WSJ는 “지난해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고,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사들인 것이 두 기업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콘텐츠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아콤CBS가 추가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WSJ는 비아콤CBS가 현재 디스커버리 채널, 라이언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과 합병을 고려하고 있으며 소니의 영화 및 TV 부문, 영화사 MGM 등도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