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말 후세인 소녀의 사망을 알리는 동료의 트위터를 리트윗한 마이클 슬랙맨 트위터 캡처.
아말 후세인 소녀의 사망을 알리는 동료의 트위터를 리트윗한 마이클 슬랙맨 트위터 캡처.
내전과 기아에 고통받는 예멘의 비참한 현실을 국제사회에 고발했던 7세 소녀 아말 후세인 양이 결국 숨을 거뒀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은 최근 NYT 사진 보도로 지구촌의 관심을 받은 예멘 소녀 아말이 영양실조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퓰리처상을 받은 NYT의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가 촬영한 후세인은 끔찍했다. 잘 먹지 못해 피골이 상접할만큼 비쩍 말랐고, 갈비뼈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날 정도로 연약했다.

사진 보도 이후 전 세계가 예멘인의 비참한 삶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사우디를 지원해온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예멘에 30일 휴전을 촉구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는 사우디의 예멘 봉쇄 탓에 100년 만의 기아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예멘 여성과 어린이 등 1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몰렸다고 우려를 밝혔다.

식량 부족과 콜레라 등 전염병으로 예멘인들의 삶은 지옥처럼 변해가고 있다. 예멘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과 이란의 추종세력인 후티 반군의 3년 내전으로 망가졌다. 전쟁 탓에 숨진 민간인이 최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시급한 조치가 없으면 예멘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최대 1400만명이 몇달 사이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예멘 사태가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한 최악의 기아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간시설과 인구밀집 지역에서 폭력을 중단하고 식량, 연료를 비롯한 생필품의 수입이 제한 없이 허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