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사진)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다. 통상전쟁으로 악화된 미·중 관계를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로 들었다.

마 회장은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은 미·중 우호협력과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무역관계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라며 “지금 국면에서는 원래의 전제가 무너져 약속을 지킬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작년 1월9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와 만나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미국 소상공인과 농부들이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마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어떤 구체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약속 철회는 고조되는 미·중 통상갈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경고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마 회장은 미·중 통상전쟁 등 글로벌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기업가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수한 기업과 기업가들은 시대의 어려움을 거치면서 탄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재난을 겪어본 기업이야말로 진정으로 대단한 기업이며 재난을 겪지 못한 기업은 지금 크더라도 미래에까지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