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 원칙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의 안보 사령탑이 19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은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에 전념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우리는 북한 정권의 협력 없이도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우리는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전 세계 모든 문명인들에게 중대한 위협”이라며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은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미 CBS방송의 디스모닝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미국과 핵무장을 한 북한이 공존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가 그런 위험을 참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는 그런 위험을 인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도 가능하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난 12일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틸러슨 국무장관도 ‘조건 없는 대화론’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그는 이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만나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우리는 대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우리가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할 때까지 (대북) 압박 캠페인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후퇴하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력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