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국에 대한 강력한 통상압박과 대외분쟁 불개입 등을 핵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의 설계자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사진)이 전격 경질됐다. 배넌 퇴출로 미국의 대북정책은 더 강경해지고, 경제·통상 분야 압박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오늘이 (백악관에서) 배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는 데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사이에 상호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배넌은 경질 즉시 자신이 소유한 극우성향 온라인매체인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해 편집회의를 주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배넌은 16일 진보성향 온라인매체인 아메리칸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군사옵션은 없다. 잊어버려라” “중국과 북핵 해결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놓고 협상할 수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는 점도 경질 원인이 됐다.

미 언론들은 배넌 퇴출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19일 대외 군사개입에 반대해 온 배넌의 경질로 “미국의 대외 군사 작전에 대한 내부 브레이크가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통상정책에서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온건성향 국제주의자들이 힘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