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세계경제, 비관론서 완전히 벗어났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가 세계 경제에 대해 “비관론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구로다 총재는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상반기의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로다 총재는 “미국 경제가 매우 탄탄하며, 신흥국 경제도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자국 우선주의와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세계가 보호주의로 기울어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엔저(低)와 주가 상승을 들며 “(트럼프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대로 시장이 위험에서 벗어났고 일본 경제에도 대단한 플러스”라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 경제에 대해 “완만한 회복을 계속하고 있다”며 1년7개월 만에 경기 판단을 상향 조정했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제기하고 있는 양적완화 한계론에는 “필요하다면 아직 할 수 있는 것(정책)이 있다”고 일축했다. 지난 9월 금융정책 운영 목표를 자금 공급량에서 금리로 전환한 걸 놓곤 “방법은 바뀌었지만 실질 금리를 인하하고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결국 2% 물가 목표를 실현해 나간다는 생각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는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구로다 총재는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디플레이션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없는 상태라고는 말할 수 없다”며 “아직 2% 물가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정·금융정책과 함께 구조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가 연 100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속에 2%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려면 여성이나 외국인의 활약이 필수적”이라며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언급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해선 “일본은 기초기술도 응용기술도 보유하고 있지만 비즈니스에 활용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