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고조되는 위기는 애플과 구글에 기회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현지시간) 갤럭시 노트 7의 교체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삼성이 갤럭시 노트 7의 생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통신은 "많은 미국인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한다"면서, "그러나 이번 쇼핑 시즌 기간 삼성의 공백은 애플 아이폰 7과 구글이 최근 출시한 픽셀폰에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돼 있는 구글 픽셀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삼성이 반등의 기회를 잡는 것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등지에서 오는 20일 시판에 들어가는 픽셀폰은 아이폰의 시리와 유사한 가상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과거 넥서스폰 보다 향상된 카메라 기능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1%였지만, 올해 갤럭시 노트 7의 판매 호조로 점유율을 22%로 높였고, 반면 애플은 15%였던 점유율이 12%로 하락했다.

그러나 갤럭시 노트 7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혁신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아이폰 7시리즈는 공개 직전 터진 갤럭시 노트 7 리콜 사태로 인해 주문량이 기대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과 애플은 700달러가 넘는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해 왔지만, 애플이 이번 쇼핑 시즌에서는 분명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애플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삼성이 "노트 7의 공급량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생산 중단을 시사한 이후 급등했다.

애플 주가는 장중 한때 2.3%포인트까지 오르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8%포인트 상승한 116.05달러에 마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과 구글이 얼마나 수혜를 입을지는 삼성의 향후 행보에 달려있다"면서, "이미 골칫덩어리 스마트폰을 죽여야 한다는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HMC 투자증권의 그레그 로 애널리스트는 "노트 7을 계속 생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노트 7 소유자의 옵션이라는 기사에서 "미국의 4대 주요 통신사가 노트 7 판매를 중단키로 하면서 소비자들은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다른 삼성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픽셀폰으로 갈아타는 방법, 그리고 좀 더 기다리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은 "현재 삼성과 미정부 당국이 교체품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에 있으며, 교체품의 화재가 제품 자체와는 관계없는 별건의 사고였다는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삼성이 머지않아 안전한 교체품을 다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