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대선투표…'봉고 가문' 50년 집권 끝내나
서아프리카 가봉에서 27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치러졌다. 재선을 노리는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57·사진)과 장 핑 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73) 간 접전이 예상되면서 50년 가까이 권좌를 지켜온 봉고 일가의 장기집권이 끝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 결과는 29~30일께 드러날 전망이다.

유력 후보인 봉고 대통령은 가봉을 41년간 통치한 뒤 2009년 타계한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아버지 사후 42%의 지지율로 대선에 승리해 집권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핑 전 위원장은 오마르 봉고 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로, 1990년부터 4년간 총리를 지냈다. 이후 장관직을 수행했고, AU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09년 대선에서 봉고 대통령에 맞설 후보로 나왔으나 선거 전날 이를 철회했다.

봉고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야권 유력 인사가 잇따라 후보로 나서면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야권이 핑 전 위원장을 단독후보로 내세워 승패를 예견할 수 없게 됐다.

인구 180만명의 작은 나라인 가봉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43억4000만달러(약 16조원)로 아프리카 국가 중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가 일부 엘리트층에 집중돼 국민의 3분의 1이 빈곤층이다. 또 국가 경제의 6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파업 등의 혼란을 겪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