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고위관계자 언급…사드發 대북제재 차질에 "좌절느끼는 상황"
"트럼프, 선거유리 판단하에 FTA공격 프레임 짠 것…다각도로 시정노력"


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한 간담회에서 "미국 공화, 민주 양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에서는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의 사태 전개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했는데 이는 한반도 안보지형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사건"이라면서 "이전 김정일 집권 기간에 총 18발의 미사일이 발사됐는데 (김정은 체제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이미 29발을 발사했다.

그런 면에서 엄중한 안보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군사, 외교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군사적 대응과 관련해 가장 영향이 컸던 것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이라면서 "이에 대해 '중국이 도를 넘어선 반발을 하고 있다'는 언론 지적도 나오는 상황인데 사드는 누구나 생각하기에 필요한 것인 만큼 그것의 군사적 영향력은 최대한 활용하되 다른 분야(영향)에 대해서는 최소화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데다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반발로 대북제재 공조가 삐걱거린다는 지적에는 "(현 상황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북한이 미증유의 적대적 입장을 계속 보이는 상황인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안보, 치안, 경제, 보건, 교육 등 그런 것이 국가의 기본임무이고, 국가는 그런 것을 잘하기 위한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해치는 위해에 대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사일을 1천 개씩 만들어 쏴대는 집단을 좌시할 수 있느냐. 지금 그것에 대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중국의 대북제재 적극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관련해선 "중국이 말로는 대북제재를 잘 이행한다고 하는데 (우리로서는)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 하는가'하는 아쉬움도 있다.

어려운 환경 아래에서도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가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노골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판에 대해 "한미FTA 때문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현재 283억 달러인데 한미FTA가 없었다면 적자규모가 440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트럼프 측에 왜 적극적인 시정 노력을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하는데 사실 여러 채널을 통해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는) FTA를 공격하는 것이 전략상 유리하다는 판단하에 프레임을 그렇게 짠 것이어서 지금 당장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장은 안 바뀌는 것 같지만, 우리가 계속 얘기하면 '누적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시각에 대해선 "클린턴 밑에 있는 인사들은 우리와 계속 같이 일해 온 사람들이고 한미FTA가 뭔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배석자는 "트럼프가 한미FTA에 대해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 '러스트벨트' 공략을 위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한미FTA를 지지한 '클린턴 비난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