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 터브먼이 들어갈 미국 20달러 지폐(위)와 메리 서머빌로 바뀌는 스코틀랜드 10파운드 지폐.
해리엇 터브먼이 들어갈 미국 20달러 지폐(위)와 메리 서머빌로 바뀌는 스코틀랜드 10파운드 지폐.
세계 지폐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연내 새로 발행할 5파운드 지폐 모델로 스코틀랜드의 소설가 겸 시인 낸 셰퍼드(1893~1981)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RBS는 올해 2월 투표를 거쳐 내년에 발행할 10파운드 지폐 모델로 과학자 메리 서머빌(1780~1872)을 선택하기도 했다. 낸 셰퍼드와 메리 서머빌은 영국 여왕을 제외하고 RBS 지폐에 등장하는 첫 여성이 된다.

미국도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을 지폐 얼굴로 내세웠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2030년부터 발행할 20달러 지폐 모델로 선정한 인물은 노예 출신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1820년께~1913년)으로, 현재 20달러 모델인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을 뒷면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

영국은행도 2017년부터 10파운드 지폐 모델을 찰스 다윈에서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1775~1817)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밖에 캐나다는 2018년 발행할 신권에 처음으로 여성 인물을 넣기로 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인물 선정 공모에 들어갔다. 일본은 2004년부터 여성 작가 히구치 이치요(1872~1896)의 초상을 5000엔 지폐에 넣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