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위원 왕훙광 "군현대화와 남중국해 대응 위해 20% 증액해야"

중국이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집중 논의할 국방비 문제를 놓고 20% 증액 주장이 먼저 제기됐다.

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군 난징(南京)군구 부사령관(중장)을 지낸 왕훙광(王洪光) 정협 위원은 올해 인민해방군이 군 현대화와 함께 남중국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방비 예산을 20%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위원은 정협 참석에 앞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도 이 해역의 군사력을 증강할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永興島>)에 전투기 편대와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상태다.

중국 해군은 아울러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에서도 군사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전날 미국의 한반도 '사드'(THAAD·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행보, 남중국해에서 미국 함정 배치 등을 거론하며 국방예산의 대폭적인 증액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 2014년 12.2%, 2015년 10.1% 등 매년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오며 지난해 8천869억 위안(165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작년 국방비 예산 5천970억 달러(725조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어서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왕 위원은 아울러 중국군이 7대 군구를 5대 전구로 바꾸는 대대적인 체제개편과 함께 서방의 군 개념인 지휘·통제·통신·정보·감시·정찰(C4ISR)에 맞춰 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예산증액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4ISR은 중국군이 서둘러 따라잡아야 할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으로 여기에 필요한 훈련, 컴퓨터 등을 갖추려면 모두 돈이 필요하다"며 "중국군은 아울러 2020년까지 3세대 무기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11대의 항공모함 함대를 갖추고 있지만 중국은 랴오닝(遼寧)호 한대 뿐으로 이것도 현재 훈련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왕 위원은 "국방예산 증액은 인민해방군을 대국으로서 중국의 위상에 걸맞은 진정한 현대화된 군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군은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밝힌 30만명 감군 계획에 따라 이들에게 퇴직금 및 보상금을 지급하는데에도 수천억 위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왕 위원은 "지방정부가 이들을 모두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30만명 가운데 20만명 이상이 정리해고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스스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