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고고도 방어능력 증강될 것"

군사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중국이 조만간 러시아산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자국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무기수출업체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의 아나톨리 이사이킨 사장은 최근 중국과 S-400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사이킨 사장이 "여러 나라가 구매를 원하지만, 중국이 처음으로 S-400 미사일을 공급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계약규모 등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30억 달러(약 3조3천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이 미사일의 구매를 희망해왔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한 러시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항공우주관련 잡지 관계자는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S-400은 확실히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방공무기 중 하나"라며 중국군의 탄도미사일과 전투기에 대한 장거리·고고도 방공 능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400은 러시아군이 지난 2007년부터 실전 배치한 지대공 미사일로 사거리가 400km에 달한다.

적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전투기와 폭격기 등을 공중 요격할 수 있다.

중국군은 이 미사일이 배치되면 영공 방어뿐 아니라 중일 간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방어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S-400 도입은 '자국 위협', '지역 안정' 등을 이유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에 이례적으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태도와는 사뭇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측은 사드의 강력한 레이더 시스템이 자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상황 등을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의 사드 도입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