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론과 경제학의 만남

수학·통계의 기존 경제학은 한계
“욕망은 현대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하는 가솔린 같은 역할을 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주류 경제학의 한계 극복을 목적으로 한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의 홍콩 콘퍼런스에선 인문학과 경제학의 접목도 시도됐다. 프랑스 사상가 르네 지라르의 ‘욕망이론’을 경제학과 접목시키려는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 것이다. 문학이론가인 지라르는 ‘소설에서 A가 B를 욕망하는 것은 B를 C가 욕망하기 때문’이라는 ‘욕망의 삼각형’ 이론으로 유명하다.

에드워드 플부르크 웨스트잉글랜드대 교수는 “기계적 세계관에 수학 통계학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던 기존 경제학이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경제학의 패러다임이던 ‘균형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만큼 인간의 욕망에 의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욕망을 기초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피에르 뒤피 에콜폴리테크니크 철학과 교수도 “인간의 본성을 수요(needs)가 아니라 욕망(desire)으로 보는 것은 애덤 스미스의 초기 경제학의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다”며 “인간의 욕망과 다른 사람을 닮고자 하는 모방경쟁은 소비이론이나 경제 발전의 주체가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거들었다.

폴 뒤무셸 교토대 교수는 “지라르는 외부와 내부의 폭력으로부터 개인의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주류 경제학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제주체 간 ‘연대(solidarity)’ 현상은 경제학보다 철학과 문학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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