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친스키, 러시아에 새 출발 제안하려 했다"

지난 10일 러시아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함께 숨진 영부인 마리아 카친스키의 시신이 13일 오전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마리아 여사의 관은 앞서 지난 11일 바르샤바 대통령 궁으로 운구된 카친스키 대통령의 관과 나란히 보관돼 이날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러시아와 폴란드의 사고 조사 당국은 전날 마리아 여사의 손에 끼고 있던 결혼반지로 영부인의 신원을 확인했다.

사고 당시 카친스키 대통령은 비행기 앞부분의 대통령 전용석에, 마리야 여사는 카틴 숲 학살사건 유족들과 담소를 나누려고 꼬리 부분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폴란드 대통령궁은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장례식이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며 유족들과 협의를 통해 장지가 결정됐으나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체크 사신 폴란드 대통령궁 비서실장은 카친스키 대통령이 카틴 숲 학살 추모 행사에서 러시아에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폴란드 방송 TVN24와의 회견에서 "카친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제스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카친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기를 바랐고 (카틴 숲 학살 추모 행사가 열리는) 이 순간부터 양국 관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이 새로운 관계는 진실에 바탕을 둘 것이라고 제안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로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폴란드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TVP 인포 채널에 조기 대통령 선거일을 오는 14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는 폴란드 고위 관계자 등을 포함한 94명과 함께 지난 10일 1940년 옛 소련 비밀경찰이 폴란드인 2만2천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 추모 행사에 참석하려고 러시아를 찾았다가 비행기가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추락, 탑승자 96명 전원이 사망했다.

(바르샤바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