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뉴스가 많지 않은 가운데 마지막 주를 맞은 뉴욕증시가 강세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5년 동안의 통계에 비춰볼 때 성탄랠리가 펼쳐진 뒤 맞은 마지막 주에는 전주보다 더 탄력적으로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올해 주가가 저점을 형성한 3월 이후 66%(S&P 500기준)가량 상승한 만큼 예전 같은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연말장세보다 내년 시장전망에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기 위해 어떤 종목의 편입을 늘릴지와 내년 경제전망 등을 염두에 두고 교체매매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거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경제지표 호조로 미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면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시장은 1월 중 일시적으로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수익이 개선되면서 주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해 내년에 상승장세를 펼칠 것이란 낙관론 쪽에 여전히 투자심리가 치우쳐 있다.

특히 이번 주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하면 내년 증시는 가볍게 출발할 수 있다. 거래가 많지 않은 만큼 발표되는 경제지표 내용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연말 소매판매실적과 고용시장 안정 여부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올해 장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지난주 신규 청구건수는 45만2000건을 기록,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던 작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였던 만큼 고용개선 추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비농업부문에서 신규 고용이 늘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포르그나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출연해 "12월 비농업 부문에서 5만명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9일 나오는 10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미국의 주택시장 흐름을 보여준다. 기존 주택 판매가 증가한 점에 비춰볼 때 최근 미 주택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가격까지 바닥을 치면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가격 회복은 미 가계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로는 29일 발표되는 컨퍼런스보드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와 다음 날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12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PMI)를 챙겨봐야 한다.

연방정부의 국채 입찰이 무난히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 총 1180억달러의 국채를 매각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마지막 주까지 재무부가 국채 입찰을 실시하는 것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일부 헤지펀드들이 국채 매도에 나서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국채 수요는 예상 외로 약할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