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5월로 예정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필리핀 역대 대통령 가운데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아로요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차기 행정부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야당 인사들은 즉각 아로요의 이런 시도에 대해 정부 형태를 의원내각제로 바꾸려는 '헌정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은 아로요가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자신에 대한 야권의 부정부패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필리핀 형법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은 형사소추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