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러시아 경찰관이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의 비리를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 폭로했다가 해임돼 파문이 일고 있다고 9일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러시아 남부 흑해연안 노보로시스크 경찰서 마약반원인 알렉세이 디모브스키(32) 지난주 2건의 동영상물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이 영상물에서 자신의 상관이 직원들에게 있지도 않은 사건 해결을 강요하거나 심지어 실적을 부풀리려고 무고한 사람을 교도소에 보내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부하 경찰관들은 쉬는 날도 없고 아파도 병가도 못 내는 등 `가축' 취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경찰 경력이 10년인데도 월급은 480달러에 불과, 가정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며 신세를 한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개별적으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다.

아둔한 상관들 때문에 정직한 경찰관들이 죽어간다.

부패와 무지, 야비함으로 가득한 러시아 전체 경찰의 삶을 뒤집고 싶다"면서 경찰 조직의 부패 실태를 객관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영상은 이날 현재 조회 수가 40만 건을 넘어서는 등 누리꾼들 사이에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곧바로 조사에 들어간 러시아 연방 내무부는 디모브스키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해당 경찰서장은 그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경찰 비리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그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며 그의 해임에는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디모브스키는 8일 러시아 라디오 방송 `에호모스크바'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이 나가고 자신과 가족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경호원을 고용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법기관을 감독하는 공공위원회의 아나톨리 투체레나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그의 신변을 보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정부패로 악명 높은 러시아 경찰은 각종 쇄신책에도 불구하고 내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아 지탄받고 있다.

지난 4월 모스크바시에서 경찰서장이 총기를 난사, 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한 데 이어 지난달엔 부라티야 공화국 경찰국장이 밀거래 혐의로 체포됐다.

같은 달 투바주에서는 한 경찰관이 다른 교통경찰 2명을 총으로 쏴 1명이 죽고 1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