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m 높이 1천개 벽돌, 행사 당일 쓰러뜨려

동ㆍ서독을 가르고 있던 베를린장벽이 9일로 붕괴 20주년을 맞아 세계 각국의 인사들이 베를린에 모이고, 장벽이 있던 자리에는 도미노가 쓰러지면서 장벽붕괴를 기념한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석해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게 된다.

이들 외에도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도 참석한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그리고 동독의 비밀 경찰기구인 국가안보부(STASI) 문서관리청장인 마리안네 비르틀러 등 장벽 붕괴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는 이들도 자리에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은 장벽 붕괴뿐아니라 1938년 유대인 탄압의 신호탄이었던 '수정의 밤'(Kristallnacht) 등의 사건이 일어난 `11월 9일'을 기념하는 연주의 지휘를 맡는다.

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ㆍ서독 간 자유 여행이 처음으로 시작된 보른홀머 다리를 방문한다.

1989년 11월 9일 밤 동독의 사회주의통일당(SED.공산당) 선전담당 비서였던 귄터 샤보브스키가 실수로 여행 자유화가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말한 것이 장벽 붕괴의 신호탄이 되었다.

동독 출신으로 당시 다리 위를 지나던 군중 속에 있었다는 메르켈은 20년 만에 고르바초프, 바웬사 전 대통령과 함께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된다.

한편, 베를린 중심가의 포츠담 광장에서 국회의사당까지 1.5㎞에 달하는 거리에는 실제 장벽이 있던 길을 따라 2.5m 높이의 도미노 벽돌 1천 개가 세워진다.

이 벽돌에는 미국과 폴란드, 팔레스타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예술가와 학생들이 그림을 그려 놓았으며, 행사 당일 이것을 쓰러지면서 장벽 붕괴를 기념한다.

(베를린 dpa=연합뉴스) real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