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검진.치료받아
브루니 스쿠터 타고 현장에 달려와

니콜라 사르코지(54) 프랑스 대통령이 26일 무더운 날씨에 조깅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 검진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엘리제궁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엘리제궁은 이날 두 문장으로 된 간단한 성명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오늘 운동을 하던 중 현기증을 느껴 곧바로 주치의의 처치를 받았다"면서 "현재 별도의 검진을 받고 있으며 다른 정보는 추후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이 어떤 증세로 무슨 검진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날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 인근에 있는 대통령 별장 '라 랑테른'에 머물면서 조깅을 하던 중 졸도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엘리제궁의 한 관계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중 미주(迷走)신경 계통의 '사소한' 이상증세로 파리에 있는 발드그라스 군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정밀 검진과 함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탈수 상태가 되면 이런 증세가 나타나 심장박동과 혈압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이날 파리 근교의 기온은 28도까지 올라가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언론들은 사고 당시의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경호원들과 함께 조깅을 하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갑자기 비틀거리다가 풀밭에 쓰러졌으며 곧바로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모터 스쿠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어 2대의 헬기가 긴급 동원됐으며 이 가운데 1대가 사르코지 대통령이 쓰러진 장소로 착륙한 직후 곧바로 이륙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2007년 5월 취임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종합 건강 검진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4일 취임 후 2번째로 "혈액 및 심장 테스트 결과가 정상"이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외부에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07년 10월 사르코지 대통령은 세실리아 여사와 이혼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병원에 입원해 목에 생긴 종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었다.

당시 수술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데 대해 비난 여론이 일었으며 엘리제궁은 "매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