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외신기자들에게 제공한 영상자료에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5일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 사태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국 신장자치구 정부는 7일 베이징 등지에서 속속 도착한 외신기자들에게 CD로 된 7분42초짜리 '7.5 폭력방화 사건'이란 제목의 영상이 담긴 CD를 제공했다.

영상은 3천여명에 달하는 위구르인들이 5일 늦은 오후 시내 중심가에 모여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위대는 상점에 돌을 던지고 버스를 세우고 막대기로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을 사용했고 시민들은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얼굴과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 시위를 벌이다 제지하는 경찰들에 의해 막혔고, 도로는 버스와 경찰차에 의해 통제되기 시작했다.

노점상과 인근 상점들은 아수라장이 된 채 쓰레기더미로 변해버렸다.

누얼 바이커리(努爾白克力)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주석의 발표에 따르면 지휘부는 신속하게 1만명의 경찰력을 인민광장과 남문, 단결로(團結路), 신화남로(新華南路) 등지로 급파해 시위 해산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곳곳으로 분산돼 버스를 밀어 넘어뜨리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밤이 찾아온 우루무치 시내에는 파손된 차량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상당수 시위대가 체포되고 해산한 밤 늦은 시간, 중국 당국이 시내 곳곳을 순찰하는 과정에서 길거리에는 피를 흘리며 널브러진 시신 수십구가 확인됐다.

거리에 쓰러져 있는 시신들은 한족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많았지만 일부 여성들의 시신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중국 정부 당국에서 촬영해 시위대의 폭력성과 잔인함이 주로 부각됐고 위구르인들이 주장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강제로 중국 당국이 과잉진압했다는 내용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망명 위구르인들은 시위는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경찰의 과잉 진압 때문에 폭력 양상으로 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 영상에는 무장경찰과 군병력이 최루탄을 던지고 물대포를 쏘아대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장면만이 있을 뿐이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일 우루무치 인민광장과 인민로(人民路) 등 시내 곳곳에서 3천여명이 가담한 유혈 시위 사태로 7일 현재 156명이 사망하고 828명이 부상했으며 차량 260대, 상점 203곳, 주택 14채가 불에 타거나 파손됐다.

(우루무치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