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대…멕시코 방문객 많은 탓
伊·獨·英 추가 발생…비상대책 강구

북미지역에서 인플루엔자 A[H1N1]의 확산이 잠시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추가 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스페인 보건부는 3일 신종플루 감염자가 모두 4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사이에 29명의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로 기록되고 있으며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 이어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감염 환자는 북동부 카탈로니아와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등에서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이들 감염자 가운데 4명은 멕시코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혀 스페인 내에서 사람 대 사람의 2차 감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보건부는 "감염이 확인된 44명 중에서 38명은 이미 회복돼 병원에서 퇴원했다"면서 "이와 별도로 현재 67명에 대해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이처럼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스페인인들 사이에 멕시코의 해안 휴양지가 휴가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에서도 신종플루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최근 멕시코를 방문하고 돌아온 25세 남성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로써 감염자가 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남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격리 조치돼 예방 차원에서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보건당국도 이날 2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일의 감염자 수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브란덴부르크에 사는 부부인 이들은 멕시코를 다녀온 뒤 신종플루에 감염된 함부르크 출신 남성과 같은 비행기를 탔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에서 1명이 추가 확인되는 등 감염환자가 18명으로 증가했다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스코틀랜드 감염자는 최근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의 텍사스를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런던의 어린이 2명도 추가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밖에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서도 잇따라 감염이 확인됐다.

유럽각국은 이처럼 유럽대륙에서 감염이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국민을 상대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멕시코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캠페인에 들어갔다.

또한 신종플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환자의 조기발견과 확산 방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특히 유아들 사이에 신종플루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멕시코 방문객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에 대해 일주일간 휴가를 권고하고 자신의 아이들과도 접촉을 피하도록 하는 등 별도의 대책을 공개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